움직임이 많지는 않지만 언제나 잽싼 몸놀림으로 초점을 제대로 맞춰 찍는 게 쉽지 않은 고양이였다. 낮잠을 즐기는 녀석 뒤에 가만히 자리를 잡고 기회를 노렸다. 마침 카페 문이 열리며 종소리가 나자 녀석은 벌떡 일어나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나는 번개처럼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눌렀다. 재빠르게.

SHOT & TIP
셔터를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초등학생도 알 만한 당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셔터를 눌러도 사진이 찍히지 않는다. 이것 또한 사실이다. 아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만 사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셔터를 반만 누르면 사진은 찍히지 않는다. 대신 초점이 잡힌다. AF모드에서 사진을 찍기 전에 꼭 필요한 촞덤을 맞추는 방법 중 가장 손쉬운 것이 셔터를 반쯤 잡는 것. 즉 반셔터를 누르는 것이다.
1. AF영역 선택 모드를 스팟 AF로 설정한다.
움직임이 많은 피사체를 촬영할 때의 AF영역 모드는 뷰파인더의 정중앙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는 스팟 AF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TIP.직사각형의 뷰파인더에서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는 AF영역 선택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 카메라마다 위치와 수의 차이는 있지만 뷰파인더의 정중앙을 중심으로 초점 영역을 나타내는 여러 개의 점들이 표시되어 있고, 버튼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초점 영역을 옮겨서 촬영할 수 있다. 초점이 맞는 부분을 정중앙이 아닌 곳으로 옮겨 놓고 촬영하는 방법은 스튜디오처럼 피사체의 위치와 구도가 고정된 상황에서 유용하지만 움직임이 잦은 피사체를 촬영할 때는 불편하다.
2. 초점을 맞출 부분을 뷰파인더의 한가운데에 놓고 셔터를 반쯤 누른다.
반셔터를 누르고 있으면 카메라 뷰파인더의 중앙 부분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서 초점이 잡힌다. 초점이 잡히면 삐빅 하는 소리가 나고 뷰파인더 지시창에는 초점이 잡혔다는 표시가 나타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셔터를 놓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3. 반셔터를 유지한 채 원하는 구도를 잡고 셔터를 완전히 누른다.
반셔터로 초점을 고정했으면 원하는 구도를 잡고 셔터를 완전히 눌러 사진을 찍으면 된다. 말은 쉽지만 원하는 장면을 놓치지 않으면서 흔들리지 않은 깔끔한 상태의 사진을 찍기란 쉽지 않다. 이는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
NOTE. 셔터를 누르는 핵심 기술
반셔터 상태에서 셔터를 완전히 누를 때 너무 꾹 누르면 손가락의 힘이 카메라에 전달되어 사진이 흔들릴 위험이 커진다. 반셔터에서 완전 셔터로 이어지는 힘을 적절히 배분하려면 셔터를 많이 찍어보면서 손가락 끝의 감각을 익혀야 한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프로 사진가가 셔터를 누를 때 손가락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반셔터에서 완전 셔터로 너머갈 때 손가락은 전혀 움직임이 없는 듯 보인다. 정말 미묘한 힘의 변화만으로 반셔터에서 완전 셔터로 넘어가는 것, 그것이 셔터를 누르는 핵심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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